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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서 폐급이라 불리는 남자들 feat 인생은 실전이야

Bl0ssom 2021. 12. 15.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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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라는 곳은, 아니 어딜가도 폐급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도 이 글의 제목에 군대라는 단어를 넣은 이유는 이 폐급이라는 존재를 오늘 주제에 맞게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내가 군대안에서 겪은 일을 얘기하는게 글을 쓰기 편하기 때문이다




폐급이란 단어가 붙는 사람의 정의는 간단하다 내 이익을 위해 남에게 직접적, 간접적 피해를 입히는 사람을 폐급이라고 한다 사실상 군대 용어로 굳혀져있어 이 단어가 생소한 사람도 있을것이다



오늘은 이 폐급들을 까는 내용이 아닌 이 사람들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에 대한 최근에 깨달은 것을 얘기해보려한다



제목에 인생은 실전이다 라는 말을 적어놨는데 나는 이 말을 인생에서 당연한건 없다 라고 말하고싶다 말그대로 우리 인생은 당연한게 없다 지금 사회에서 돈을 벌었던 기간이 10년 이상이 된 인생 숙련자 선배님들은 이 말을 한번에 이해하고 또 원래 그렇지 않나?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 20대들 심지어 30대인 사람까지 인생은 합리적이고 내가 반드시누려야할 것들이 있고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단언컨대 인생에 당연함이 존재한 시기는 학생때 까지이다 공부를 하면 그만큼 휴식을 취하는게 당연했고 노력한만큼 어느정도 보상이 주어지는 건 당연했고 내가 책임없는 피해를 입었다면 보상받는게 당연했다 하지만 사회에선 그딴게 없다



내가 피가 터지게 일하고 태풍으로 집이 날아간다해도 그것에 대한 보상은 당연한게 아니다 즉 받을 수도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거다, 또 사람이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 중 하나인 생명권이 있다고 해서 내가 억울한 죽음을 당한다 해도 이 세상은 나를 다시 살려주지않는다  그 누구도, 사람도 국가도 세상도 우리에게 닥친 시련, 우리의 노력에 대해 귀기울여주지 않고 확실한 보상을 해주지도 않는다



우리 부대에는 폐급이라 불리는 애들이 많았다 앞에서 말했듯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남에게 피해를 입히는 놈들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당당했다, 왜? 그들은 자신들이 생각하는 '당연히' 가져야 했던걸 가졌기 때문이었다 예를들어 예전에 부대 내부에서 하는 야간훈련 중에 식자재에 문제가 생겨 저녁식사를 못하고 라면같은 부식도 없어 건빵 한 봉지에 물 한병을 저녁식사로 때웠던 적이 있었다



대부분이 불평불만을 내뱉었고 나이가 많은 성숙한 병사들은 그냥 묵묵히 있었지만 우리 폐급 병사들은 우리는 '당연히' 식사를 해야할 '권리'가 있다며 몰래 px(매점)에 가서 빵이나 과자를 사먹다 간부에게 걸려 징계를 받은 적이 있었다(훈련중에 지휘관의 명령받지 않은 행동은 징계)



묵묵히 있던 병사들은 나이가 많아(20대 후반) 세상에 당연함은 없다는걸 알기에 가만히 있었고 불평불만을 했던 병사들은 아직 세상의 차가움을 몰랐지만 내 개인적인 배고픔을 위해 훈련중 일탈을 한다면 남에게 피해를 주기에 그걸 용납하지 않아 가만히 있었다



하지만 폐급병사들에겐 인생에는 당연함이 있었고 그걸 욕하거나 누리지 못한다면 그 사람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런 사람들은 세상이 차갑고 우리에게 당연함을 제공하지 않는다는걸 모르기 때문에 이렇다







부모님의 사랑도 우리가 마시고 있는 산소도 우리의 신체도 그 무엇하나 당연한게 없다 언제든 잘못되거나 없어질 수 있고 그것에 대해 내가 피해를 입어도 그 누구도 보상해 주지않는다 지금 이걸 몰랐던 사람들이 이 글을 보며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할 수 있다 사실 이 사실을 인지한다고 해도 지금 딱히 무언가 바뀌는게 없다 하지만 이걸 알고 피해를 입는것과 모르고 피해를 입는건 멘탈적인 차원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우리에 불합리한 일이 언제 어디서 일어날지 모르지만 그 불행을 딛고 다시 일어나 자기 자신을, 더 나아가 내 소중한 사람들을 지켜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